내가 좋아하는 영화 클립

3 분 소요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렸을 적부터 혼자 영화관을 자주 가는 편이였고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 시절에는 영화제에도 가보기도 했다.

그밖에 블라인드 시사회라던가.. 영화 배우 인사회도 봤던 기억이 난다.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미술관 근처에 CGV를 거진 일주일에 2~3번씩 갔던 기억이 난다. CGV 아트하우스라는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영화관이였는데 아마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우울하였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즐거움을 많이 찾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영화클립이나 영화음악에 그 시절의 향수가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 다행히도 좋은 시대에 태어나서 생각만 나면 이러한 클립들을 모두 찾아볼 수 있는 시절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찾아다니기 귀찮아서 마음먹은 김에 블로그에 정리해 놓을려고 한다. (순전히 나를 위한 기록이지만 이 글을 보는 누군가에게도 울림을 줄 수 있었음 좋겠다.)

참고로 포스팅의 순서가 순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굿윌헌팅 - 너의 잘못이 아니야(That’s not your fault)

지금은 고인이 되신 로빈 윌리엄스와 젊은 멧 데이먼을 볼 수 있다. 어렸을 적에는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만 보이더니 맷 데이먼의 연기 내공도 상당한 것 같다. 세상에 젖어갈 수록 That's not your fault라는 말이 굉장히 위안이 되는 것이 느껴진다. 추가적으로 멧 데이먼과 친한 친구가 노가다(?) 판에서 나누는 대화도 굉장히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주인공을 생각해주는 친구가 무엇인지 곱씹을 수 있는…

킹스스피치 - 연설 장면

말 더듬이 조지 6세가 원치 않는 왕위에 오르면서 (형인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인 미국인과의 결혼을 위해 왕위를 포기한다.) 콤플렉스를 극복해가는 영화이다. 사실 전체 내용은 기억안나고 이 장면이 기억이 많이 남는다. 콜린 퍼스가 이 장면을 연기하며 오스카 상도 수여했다는데.. 킹스맨의 그 사람이 맞는지..?

베토벤 7번 2악장은 영화 음악에 정말 잘 어울리고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노잉이나 더 폴의 오프닝..(굉장히 감각적이니 한번 검색해서 찾아보길) 엑스맨: 아포칼립스, 맨 프럼 어스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해도 이 정도이니.. 치트키 같은 음악이다.

그런데 독일과 전쟁중인 상황에 영국 국왕의 연설의 배경음악에 독일인인 베토벤의 음악의 나오는 건 조금 아이러니하다.

피아니스트 - 쇼팽 발라드 1번

나는 쇼팽의 발라드란 곡을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도망다니던 폴란드 계 유태인인 주인공이 한 독일군 장교를 만나 자신을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며 그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쇼팽 발라드 1번을 연주한다. (실제 주인공은 녹턴을 연주했다고 한다.) 목숨이 어떻게 될줄 모르는 상항이지만 영화 중 도망다니면서 피아노를 치는 상상을 하는데 실제로 몇년만에 건반을 만지면서 불안감과 흥분이 같이 섞인 표정을 지어나가며 연주를 해나간다.

영상 중간에 페허가 된 폴란드와 보름달도 잘 어울러지는 것 같다. 그래서 우연히 쇼팽의 발라드 1번을 듣게되면 이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난다. 독일군 장교는 주인공의 목숨을 살려주고 주인공은 전쟁 후 피아니스트가 되어 연주를 계속하고 그 독일장교를 수소문하지만 아마 소련에 포로로 끌려가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에 쇼팽 폴로네이즈로 엔딩 크래딧이 올라오는데 그것 역시 썩 잘 어울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초록물고기 - 공중전화 박스

처음 살인을 저지르고 오열하는 한석규의 연기.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이런 인간 내면의 사소한 감정까지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한다. 놀라운 건 이 연기가 모두 한석규의 애드립이였다는데… 보통 무서운 역할로 나오는 영화가 기억이 많이 나는데 이 영화에서의 연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 한국의 히스레저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게 아닌 것 같다.

불행한 순간 간절해는 평범해지는 날들 - 영상의 유튜브 댓글에서...

오아시스 - 지하철

역시 이창동 감독의 영화이다. 이 영화를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다. 한 범죄자가 장애를 가진 여자를 겁탈하고 고백하는 것에 서사를 부여한 것이 불편한 것이다. 사실 그러한 불편함에 내가 뭐라고 항변할 생각은 없다. 다만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순수한 감정을 가지는 장면. 뇌성마비 장애를 겪고있는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이 완벽하게 표현된 장면 같아서 이 장면을 좋아한다.

조조래빗 - 조조를 살린 캡틴 K

2020년에 개봉했던 조조래빗 이라는 영화의 막바지 장면 중 하나다. 포스터에 이끌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영화관에서 보았었는데 2차 세계대전 말기의 독일을 조조라는 어린이의 눈으로 표현한 점이 색다른 영화였다. (감독이 히틀러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주인공인 조조의 상상 친구이다.) 마지막은 패전 후 소련군에 의해 포로가 되었지만 히틀러 유겐트의 교관이였던 클린첸도르프 대위(캡틴 K)를 만나는 장면이다. 어린 조조를 위로해주고 유대인으로 보이게 하여 탈출시키고 자신은 희생된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오마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앞 두었지만 장난인양 조조를 보호하려는 용기와 마음이 뭉클한 장면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 아버지에게 비디오를 켜는 법을 알려주는 한석규

시한부의 삶을 선고받은 한석규가 아버지를 위해 TV 비디오를 켜는 법을 가르켜준다. 하지만 익숙치 않은 아버지가 계속 알아듣지 못하고 실수를 하는 모습에 답답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그냥 이 클립만 보면 그냥 예의없는 자식으로 보이겠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두고 무덤덤하던 한석규가 처음으로 삶에 대한 미련이나 가족과의 이별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장면을 보이는 모습이다. 무덤덤하게 책상에 앉아서 부모님을 위해 TV 사용 메뉴얼을 작성하는 한석규의 모습이 큰 울림을 준다.

트루먼쇼 - 로렌(실비아)을 만난 트루먼

트루먼 쇼를 안 본 사람이 있을까? 극중 트루먼은 도서관에 흠모하던 여자에게 말을 걸게 되고 카메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근처에 바닷가로 도망치게 된다.(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로렌은 트루먼 쇼의 배우일 뿐이다. 진짜 본명은 실비아) 이 장면을 꼽은 이유는 배경음악으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이 나오게 되는데 그 음악을 들으면 이 장면이 제일 먼저 생각날 만큼 잘어울리는 장면이였기 때문이다. 후에 하루삼에 없어진 실비아의 얼굴을 그리워하며 잡지를 오려다가 얼굴을 만드는 장면에서 트루먼의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신과함께 - 어머니와 아들

한국 영화에 신파 조합이라면 치를 떨 정도로 질색하지만 이 영상은 가끔씩 극장에서 볼 때도 주위를 눈물바다로 만들던 영상 같았는데 영화 자체의 장면이 슬퍼서라기보다는 각자의 마음속 사연에 울림을 주었던 장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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